정글만리
조정래 장편소설
해냄 출판사
이 책을 설명하는 가장 좋은 설명은
아마도 책 속에 있는 작가의 말이 아닐까 합니다.
꽤나 긴 이 소설을 함축적으로 잘 설명하고 있고
또 이 소설을 집필하시게 된 동기도 살짝 엿볼수 있지 않을까 싶어
작가의 말 일부분을 바로 옮겨보도록 하겠습니다.
" 지금 중국의 인구는 14억에 이르렀고, 중국은 G2가 되었다.
이 느닷없는 사실에 세계인들이 놀라고, 중국 스스로도 놀라고 있다.
예상을 40년이나 앞당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건 흔히 말하는 '기적'이 아니다.
중국 전 인민들이 30여 년 동안 흘린 피땀의 결실이다.
우리의 지난날이 그렇듯이.
이제 머지않아 중국이 G1이 되리라는 것을 부인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런데, 중국이 강대해지는 것은 21세기의 전 지구적인 문제인 동시에
수천 년 동안 국경을 맞대온 우리 한반도와 직결된 문제이다.
중국인들이 오늘을 이루어내는 동안 겪은 삶의 애환과 고달픔도
우리의 경험과 다를 게 무어랴.
그 이야기를 두루 엮어보고자 했다."
이 소설 정글만리는
책으로 먼저 출간된게 아닌
네이버라는 포탈의 온라인을 통해서
무려 1,20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던 소설입니다.
저같이 책은 활자로 만나야 되는
오래된 사람들 말고는 이미 온라인 상에서 많이 접하신 소설인 것이지요.
이는 조정래 작가분의 파워이기도 하고,
중국에 대한 우리의 관심이기도 하지 않을까 생각 해 봅니다.
이 소설의 줄거리는
중국에 진출한 국내 대기원 종합상사에 근무하는 전대광을 중심으로
중국내의 비즈니스와
중국의 경제, 문화, 역사, 정치까지 아우르는 소설입니다.
물론 소설이다보니
이야기를 끌어가는 주요 줄거리는 있지만,
그리고 이러한 플롯이 여타 소설에서 중요한만큼 이 소설에서도 중요하지만,
이 소설은
이런 일반적인 소설과는 달리 조금 독특한 위치에 있는 듯 합니다.
아마 최근 조정래 작가님의 소설을 읽으신 분들은
느끼셨겠지만,(물론 저만의 착각일수도 있겠지요.)
소설의 플롯보다는
소설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
작가가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가
플롯에 앞서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게 되는 소설입니다.
위에 말씀 드린 바와 같이
소설이라는 장르에 정보(?) 또는 작가의 주장이 접목되다보니,
이 부분에서 읽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시는
많은 분들이 생기는 듯 합니다.
하지만 조정래 작가님의 소설을 대하는 자세,
글을 쓰시는 철학 자체가 이런 부분과 맞닿아 있어,
조정래라는 타이틀이 걸려있는 만큼
이부분을 호불호로 가를 수 있는 것이지에 대한 의구심은 생깁니다.
또한, 국내 작가가 발간한 책이든
해외 소설을 국내 번역가가 번역한 책이든
요즘 약간 비슷비슷한 문체에 익숙해 있는 분들에게는
마치 근대 또는 현대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도 이 책의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기이도 합니다.
물론 저처럼 조금 오래된 사람이신 경우라면,
중고교 과정에서 배웠던
소설을 만나는 느낌이 들어 반갑기도 하지만 말이죠.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을 통해
우리나라 현대사를 관통하는 소설을 써내려간 작가.
그리고 항상 그의 소설에는
민(民)이 중심에서,
그 어떤 거친 흐름에서도 꿋꿋이
그리고 역사의 중심으로 그려져 있어
더 마음을 움직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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