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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인 매력이 오히려 외로움을 불렀을까? – 클로이 (Chloe,2009)

돌스&규스 2010. 8. 19. 09:15



















외로움이 불러온 파국 - 클로이(Chloe)




캐서린은 산부인과 의사입니다.

대외적으로는 단란하고 남부러울 것 없어보이는 가정에 교수남편과 사춘기 아들을 둔 평범한 주부이기도 하죠.
그러나 젊고 예쁜 여자에게 지나치게 친절한 남편과 엄마에게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사춘기 아들로 인해서
항상 불안해하며 행복해보이지도 않습니다.

어느날 몇달동안 준비한 남편의 서프라이즈 파티가 남편이 시간에 맞춰 돌아오지 않음으로 엉망이 되고 나서
다음날 보게 된 남편의 학생으로부터 온 문자메세지로 그나마 위태위태하게 지켜왔던 남편과의 관계가
무너지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클로이를 만나 “그 일”을 의뢰하게 되는데요.
남편을 유혹하는 일..
그 후 벌어지는 파국..




이 영화는 클로이의 직업을 설명해주는 것으로 시작되고 있습니다.
클로이는설레는 첫키스 상대가 될수도 있고 음란한 포르노 모델이 될 수 도 있을 정도로
상대방의 욕구와 시선에 철저히 맞춰주는 고급 콜걸입니다.



그리고 그 나레이션이 끝난 후로는 내내 캐서린의 시선으로 영화를 끌어나가고 있는데요.

외적으로는 모든 것을 가진 듯이 보이는 캐서린은
젊었을때 열정적인 사랑이었던 남편과의 사이가
나이가 들면서 점점 친구같은 사이로 변해가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듯이 보입니다.
남편은 나이가 들수록 점점 멋있어지고 자신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초라해진다고 생각합니다.
더 이상은 자신이 남편의 욕망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며 괴로운 캐서린.

제가 보기에는 전문직 여성에 충분히 매력적이고 멋있음에도 불구하고
머리모양 하나까지 남편을 의식하는 캐서린이 쉽게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반면, 클로이는 너무나도 빛나는 외모만 빼면 무엇도 가지지 못했으며 누구보다 외로워보입니다.
그러다 캐서린을 만나면서 캐서린의 의도하지 않은 자상함에 빠지고
타인의 욕망에는 철저하게 자신을 희생해 온 클로이가
처음으로 캐서린을 욕망하게 됩니다.



저에게는 차라리 클로이가 더 이해하기 쉬웠다고 할까요?

타인의 욕망으로 살아온 클로이가
처음으로 자신의 욕망과 마주쳤을 때 놓치기 싫었던 건 당연할 것 같습니다.
거짓으로라도 욕망하는 대상을 붙잡아두고 싶었던 건 단지 클로이 뿐이 아닐테니까요.
실행에 옮기지 않더라도 누구라도 한번쯤은 그런 생각을 했을 법도 해요.

다만 타인과 진심으로 관계맺기에 서툴었던 클로이가 버림받았다고 느끼는 순간
극단적인 선택과 실행을 한 것이 일반적이지 않을 뿐이죠.


클로이가 캐서린에게 그렇게도 주고 싶어했던 비녀를
맨 마지막에 캐서린이 받아들인 건
어쩌면 죽음으로 자신의 사랑을 증명하려고 했던,
그리고 어떤 형태로건 가족을 다시 뭉치게 해준 클로이에게 미안한 감정이었을까요?




어쨌던 캐서린도 클로이에게 한때나마 끌렸던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을테니까..

제가 느끼는 이 영화는 포스터나 홍보문구에 나오는 치명적인 유혹과 치정멜로라기보다는
외로운 클로이의 슬픈 인생이랄까..

어느정도 자극적인 동성과의 섹스신이 존재하니
불편하다고 느끼실 분은 이 영화를 안보시는 편이 좋겠어요.
그리고 아주 야한 영화를 기대하시는 분들도 죄송하지만 그렇게 야한 영화는 아니랍니다.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팬이시라면 꼭 보셔야 할 영화이구요.
클로이의 외로움이 애처로울만큼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너무 아름답게 나오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