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게 되는 것

윤동주 시집, 그의 시와 인생 - 서시, 길

돌스&규스 2013. 9. 11. 09:40




















저희 집에는

몇몇권의 책은 어디서 구했는지

출처가 도저히 기억이나지 않는 책들이 있습니다.


아는 분과 책을 교환해서 보다가

서로 돌려주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중고 서점에서 구한 책인지

도통 기억이 나지 않는 책이지요.


오늘 제가 펼쳐보게 된

윤동주 시집도 그런 책입니다.


시집이라기 보다는

해설집에 가까운 책인데


윤동주 시인에 대하여

시와 함께 해설이 붙어 있는 책입니다.

권일송이라는 분이 편저를 하신 책이고요.


너무나도 젋은 나이에 요절을 한

윤동주 시인이기에


그리고

그가 남기 시에서 읽히는 그의 순수성이 너무나 아름답기에

몇 십년이 지난 지금도 사랑을 받는지 모르겠네요.


그 중에서

윤동주 시인하면 떠오르는 가장 유명한 시 한편과

제가 좋아하는 시 한편을 옮겨봅니다.




서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와 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 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잃어 버렸읍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게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읍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 짓다가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기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