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게 되는 것

여성의 솔직한 로망을 보여준다고, "압구정 다이어리" - 정수현

돌스&규스 2012. 4. 23. 20:30



















한국형 칙릿 소설로

여성의 로망을 보여준다고,


압구정 다이어리

정수현 



칙릿 소설이라고 아시나요.? 



"Chick" + "Literature"이 합해져,

"Chick Lit"으로 불리우는 이 단어는 미국에서 "젊은 여성"을 뜻한다고 하네요.


칙릿 소설을 대표하는 작품으로는

브리짓 존스의 일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섹스 앤 더 시티

그리고 저는 아직 읽어보지 못한 쇼퍼홀릭 등등이 꼽힌다고 합니다.




한국형 칙릿의 대표작이라는 문구를 달고 출시된 "압구정 다이어리" 


제가 이 책을 접한 곳은
온라인 서점도 오프라인 서점도 아닌,
e-Book을 판매하는 스토어에서였네요.

"달콤한 나의 도시", "낭만적 사랑과 사회"를 재미있게 읽은 저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이 책을 구입하고,
핸드폰으로 책장을 몇장 넘기는 순간 깨달았습니다.

제가 책을 잘 못 구매했다는 것을요..!!

"정소현"작가 이름을 "정이현"으로 착각해서 보게 된 것이지요.




하지만 칙릿 소설, 조금 손발이 오글거리지만 나름 좋아하는 장르 


손에 집히는대로 책을 읽는 스타일인 저는
크게 책의 장르를 가리지 않습니다.

칙릿소설에 환장하지도,
그렇다고 거부감을 느끼지도 않고 보는 셈이죠.

"브리짓 존스의 일기"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매우 재미있게 본 소설이기도 하구요.
가끔 와이프 옆에서 보게 되는 "섹스 앤 더 시티" 역시 재미있게 보는 편이거든요.

그래도 남자이다보니,
가끔 읽거나, 보다보면 손발이 오글거리거나,
내 감정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도 않는 부분들이 있지만,
큰 틀에서 보면,
그들의 성장통이기도하고, 
그들의 절망이기도 하며,
그들의 희망이기도 해서 재미있게 읽거나 보게 되는 장르입니다.



다양한 상품, 그리고 그 상품으로 결정되는 취향


이런 류의 소설에서는 
다양한 상품이 등장합니다.

고급 세단과 스포츠카,
옮겨 적기도 힘든 이름의 신발과 가방들,
그리고 그들이 다니는 식당과 클럽.

이러한 상품이 등장하는 인물의 취향을 나타내고,
그 취향이 인물의 성격을 나타내게 됩니다.

이러한 방식은 꼭 칙릿 소설에만 국한되는 방식은 아니고,
요즘 현대 소설에서 많이 차용되는 방식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무엇인가를 소비해야 하고,
그 소비하는 형태가 인물의 취향과 성격을 나타낼 수 있으니
인물 묘사에 많이 애용되는 편인 것이죠.

한국형 칙릿의 대표작이라는 "압구정 다이어리"도 이러한 방식을 사용합니다.

그러나 이 소설에는 안타깝게도 단지 상품만 존재합니다.
샤넬 드레스, 벤츠 SLR, 티파니 목걸이 등..
인물 없이 상품만 존재하게 됩니다.

마치 섹스 앤 더 시티에서 주인공 캐리는 통째로 빠져버린채
캐리가 신는 신발만 등장하는 소설이라고나 할까요..



여성의 판타지인 칙릿 소설


칙릿 소설은 여성의 판타지를 대변합니다.

여성의 삶과 일,
그리고 그 안에서의 사랑과 우정이 버무러지고 어울러지면서,
근사한, 또는 듣고 싶었던 이야기를 해 주는 소설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칙릿 소설, 칙릿 영화 또는 드라마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하고 나온 것들이
회자되기도 유행을 하기도 하지요.

그러나 이 모든 것 또한
"인물"이라는 것이 튼튼한 뿌리를 내리고 있어야,
그 인물들이 소비하는 상품이라는 것들이 취향이 되어,
그 인물들을 돋보이고, 
그 인물의 성격을 설명하게 되는 것인데,

안타깝게도 "압구정 다이어리"는
샤넬에서 딱 멈춰 버립니다.

그리고 샤넬은 아무런 가치없이,
독자들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단어로서만 이용되게 되는 것이죠.

물론 이 책의 시작점에 있는
"이상문학상을 받은 글에서나 볼 수 있는 문학성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 있다.
 나의 능력을 떠나 내가 이 소설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인간 내면의 깊이 있는 성찰이나 통찰이 아닌,
 한국의 너무나 특이한 한 지역의 재미난 모습이기 때문이다."
작가의 말이 있기는 하지만,
탐방기, 여행기가 아닌 소설이라는 장르를 달고 나온 책이니 만큼,
샤넬을 입는 주인공 친구의 이야기,
에르메스를 드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있었다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샤넬과 에르메스가 만나는 이야기가 아니라..



* 노파심에 덧 붙이는 이야기

누차 이야기드리지만,
책을 읽은 방식과 책을 읽고 난뒤의 감흥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니,
저와 취향이 다른 분은 이 책을 재미있게 읽으실 수 도 있답니다.

이 리뷰를 쓰기 위하여 서핑을 조금 해보았는데,
재미있게 읽으셨다는 분도 꽤 계셨구요. 그러니 이점도 꼭 참조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