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칙릿 소설로
여성의 로망을 보여준다고,
압구정 다이어리
정수현
칙릿 소설이라고 아시나요.?
"Chick" + "Literature"이 합해져,
"Chick Lit"으로 불리우는 이 단어는 미국에서 "젊은 여성"을 뜻한다고 하네요.
칙릿 소설을 대표하는 작품으로는
브리짓 존스의 일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섹스 앤 더 시티
그리고 저는 아직 읽어보지 못한 쇼퍼홀릭 등등이 꼽힌다고 합니다.
한국형 칙릿의 대표작이라는 문구를 달고 출시된 "압구정 다이어리"
온라인 서점도 오프라인 서점도 아닌,
e-Book을 판매하는 스토어에서였네요.
"달콤한 나의 도시", "낭만적 사랑과 사회"를 재미있게 읽은 저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이 책을 구입하고,
핸드폰으로 책장을 몇장 넘기는 순간 깨달았습니다.
제가 책을 잘 못 구매했다는 것을요..!!
"정소현"작가 이름을 "정이현"으로 착각해서 보게 된 것이지요.
하지만 칙릿 소설, 조금 손발이 오글거리지만 나름 좋아하는 장르
크게 책의 장르를 가리지 않습니다.
칙릿소설에 환장하지도,
그렇다고 거부감을 느끼지도 않고 보는 셈이죠.
"브리짓 존스의 일기"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매우 재미있게 본 소설이기도 하구요.
가끔 와이프 옆에서 보게 되는 "섹스 앤 더 시티" 역시 재미있게 보는 편이거든요.
그래도 남자이다보니,
가끔 읽거나, 보다보면 손발이 오글거리거나,
내 감정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도 않는 부분들이 있지만,
큰 틀에서 보면,
그들의 성장통이기도하고,
그들의 절망이기도 하며,
그들의 희망이기도 해서 재미있게 읽거나 보게 되는 장르입니다.
다양한 상품, 그리고 그 상품으로 결정되는 취향
고급 세단과 스포츠카,
옮겨 적기도 힘든 이름의 신발과 가방들,
그리고 그들이 다니는 식당과 클럽.
이러한 상품이 등장하는 인물의 취향을 나타내고,
그 취향이 인물의 성격을 나타내게 됩니다.
이러한 방식은 꼭 칙릿 소설에만 국한되는 방식은 아니고,
요즘 현대 소설에서 많이 차용되는 방식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무엇인가를 소비해야 하고,
그 소비하는 형태가 인물의 취향과 성격을 나타낼 수 있으니
인물 묘사에 많이 애용되는 편인 것이죠.
한국형 칙릿의 대표작이라는 "압구정 다이어리"도 이러한 방식을 사용합니다.
그러나 이 소설에는 안타깝게도 단지 상품만 존재합니다.
샤넬 드레스, 벤츠 SLR, 티파니 목걸이 등..
인물 없이 상품만 존재하게 됩니다.
마치 섹스 앤 더 시티에서 주인공 캐리는 통째로 빠져버린채
캐리가 신는 신발만 등장하는 소설이라고나 할까요..
여성의 판타지인 칙릿 소설
여성의 삶과 일,
그리고 그 안에서의 사랑과 우정이 버무러지고 어울러지면서,
근사한, 또는 듣고 싶었던 이야기를 해 주는 소설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칙릿 소설, 칙릿 영화 또는 드라마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하고 나온 것들이
회자되기도 유행을 하기도 하지요.
그러나 이 모든 것 또한
"인물"이라는 것이 튼튼한 뿌리를 내리고 있어야,
그 인물들이 소비하는 상품이라는 것들이 취향이 되어,
그 인물들을 돋보이고,
그 인물의 성격을 설명하게 되는 것인데,
안타깝게도 "압구정 다이어리"는
샤넬에서 딱 멈춰 버립니다.
그리고 샤넬은 아무런 가치없이,
독자들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단어로서만 이용되게 되는 것이죠.
물론 이 책의 시작점에 있는
"이상문학상을 받은 글에서나 볼 수 있는 문학성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 있다.
나의 능력을 떠나 내가 이 소설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인간 내면의 깊이 있는 성찰이나 통찰이 아닌,
한국의 너무나 특이한 한 지역의 재미난 모습이기 때문이다."
작가의 말이 있기는 하지만,
탐방기, 여행기가 아닌 소설이라는 장르를 달고 나온 책이니 만큼,
샤넬을 입는 주인공 친구의 이야기,
에르메스를 드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있었다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샤넬과 에르메스가 만나는 이야기가 아니라..
* 노파심에 덧 붙이는 이야기
누차 이야기드리지만,
책을 읽은 방식과 책을 읽고 난뒤의 감흥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니,
저와 취향이 다른 분은 이 책을 재미있게 읽으실 수 도 있답니다.
이 리뷰를 쓰기 위하여 서핑을 조금 해보았는데,
재미있게 읽으셨다는 분도 꽤 계셨구요. 그러니 이점도 꼭 참조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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