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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삶을 돋보이게 하기 위함인가? 영화 "애프터 라이프(After.Life) - 2009"

돌스&규스 2011. 8. 22. 16:36




















이 이하의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스포일러가 싫으신 분은 요기까지만!!

이 영화의 줄거리 입니다.

전 세계 매 초 2명, 매일 160,000명 사망
그들은 사망 선고 후, 3일간 우리 곁을 머문다...
무기력함과 우울증에 시달리는 초등학교 교사 애나(크리스티나 리치)는
어느 날 애인인 폴과 심하게 다투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교통사고를 당하게 된다.
그리고 사고 후 눈을 뜬 애나는 자신이 장의사의 집 시체실에 누워있음을 알게 된다.
그녀는 자신이 살아있다고 생각하지만, 장례 절차를 준비하는 장의사 앨리엇(리암 니슨)은
단지 무덤에 묻히기 전 3일간 영혼이 떠도는 것일 뿐이라며
이제 삶에 대한 애착은 버리라고 한다.



한편 애나의 약혼자 폴(저스틴 롱)은 죽은 애나의 시신을 보기 위해 장의사를 찾아가지만
앨리엇의 강한 반대로 결국 그녀를 보지 못한다. 비밀스런 장의사에 대한 의문이 깊어지는 가운데,
애나를 목격했다는 아이가 나타나고, 폴도 그녀에게서 걸려온 듯한 전화를 받는 등
주변에서 점점 미스터리한 일들이 발생하기 시작하는데...

그녀는 정말 죽은 걸까? 살아 있는 걸까?


- 다음 영화 줄거리 참조 -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진짜 애나가 살아있는지 죽어있는 상태인지
어쩌면 내가 아는 사실이 뒤집힐지도 모른다는 반전을 끝까지 바라게 만들지만
결국 이것도 저것도 아닌것처럼 애매하게 끝납니다.

약간은 열린 결말이라고 볼 수도 있겠어요.
실제로 다음 별점에서는 결말을 저와 다르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었거든요.

첫번째 결말은 애나는 결국 교통사고에서 죽은것이며
앨리엇은 죽은 자들과 얘기를 나눌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죽음의 전도사이다.

두번째 결말은 앨리엇은 치열하게 살고자 노력하지 않는 사람을 죽음으로 안내하는
사이코패스 살인마이며 애나는 결국 살해당했다.

저는 두번째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속에서 몇가지 장치가 그렇게 얘기하고 있는것 같았구요.
궁금하신 분들은 영화를 직접 봐도 좋겠네요.




어떤 것이 맞는 결말이든
영화 자체에 대해서만 얘기하자면요

영화는 시종일관 무척 어둡고 답답한 분위기에서 진행됩니다.
죽음에 대해 얘기하는 영화이기 때문인지
등장인물들도 내내 우울하구요.
어쩌면 어떤 분들께는 무척 지루할 수도 있는 구성이고..
꽤나 불친절한 영화이기도 하지요.

그러나 저는 재미있게 봤습니다.
처음에는 약혼자 폴의 진심을 끝까지 모르고 갈 수도 있을
애나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이었고
중반 이후에는 과연 앨리엇은 정말 살인마일까 그냥 장의사일까
계속되는 장치를 짚어내느라 바빴기 때문이죠.



뭔가 빵빵 터지는 장면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배우도 몇명 나오지 않는데
계속 집중하게 만드는 감독의 연출력은 좋았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근데 감독은 좀 욕심이 과했던가 봅니다.
삶과 죽음의 가치를 얘기하기에는 너무 스릴러적인 요소가 강하구요.
스릴러에만 집중하기에는 긴박감이 부족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리고,
과연 삶이란 건 보람있게 살고자 노력하는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것이 옳을까?
제가 이 영화를 보고나서 쭈욱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금방 결론이 나는 것이 아니므로 아마 사는 내내 생각하게 될 것 같아요.
나는 가치있는 삶을 사는 것일까?
과연 치열하고 보람있는 삶만이 가치있는 것일까?
삶에 대해 진지한 자세란 무엇일까?

흠...과연 어떤걸까요??

참 그리고 이 영화의 제목은 Afterlife가 아니고 After. Life예요.
중간의 .이 참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