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게 되는 것

영화 감독이 된 시인 "유하" - 무림일기

돌스&규스 2011. 6. 29. 09:31



















무림고수가 들려주는 세상 사는 이야기
시인 유하의 "무림 일기"

 



우리에게는 영화 감독으로 더 잘 알려진 "유하"



영화 감독으로서 "유하"는

1990년 "시인 구보씨의 하루"로 영화계에 데뷔
1993년 "바람 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
2001년 "결혼은 미친 짓이다",
2004년 "말죽거리 잔혹사",
2006년 "비열한 거리",
2008년 "쌍화점"
지금까지 총 6편의 작품을 만들어낸 감독입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송강호, 이나영 주연의 "하울링"이라는 영화를 준비중이라고 하네요.




영화 감독이 되기 전에 시인으로 유명했던 "유하"



만화, 영화, 프로레슬링, 무협소설, 초능력자, 포르노 영화등의 다양한 문화와
세운상가, 압구정동, 경마장 등의 시대를 대표하는 지역적 색채와
최진실, 심혜진의 대중 문화 키워드를
시의 소재로 삼아 독특한 시 세계를 만들어 냈던 시인 유하


이 시집 무림일기는
무림고수가 들려주는 세상을 풍자하는 이야기에요.

안에 있는 시 한편을 소개 해 드리자면..


로보캅 - 영화 사회학


무기 탈취를 위해 파출소를 습격한 십대 청소년
대낮에 생선회 칼로 순경을 찔러 죽인 대담한 떼강도

신문마다 실추한 경찰의 권위를 염려하고
장례식을 취재한 모일간지의 모기자분은 날로 흉포화되는
범죄를 개탄하며 바쁘신 와중에도 영화를 보았는지
최근 40여만 관객의 치안을 담당했던 로보캅의 활약상을 소개했다.

사망 직후의 경찰을 엄청난 괴력의 로보트로 개조하여
도시의 범죄자들을 초토화 시켜버린다는,
람보스타일의 미국 영화

글쎄. 요즘 로보캅 로보캅 신기해 하지만
우리나라야말로 로보캅 원조 아니시던가
리모콘 단추만 누르면 하루종일 표정없는 얼굴로
최루광선총을 쏘아대던 소박한 로보캅 선조들

거, 기자양반 그대의 문맥을 못 읽는 건 아니지만
그 영화적 상상력 내가 들어도 섬뜩하구만,

미국영화에 나오는 수십만 마력의 무쇠 로보캅이
우리 사회에도 곧 등장할 필요가 있을 거라구?

돌과 화염병쯤은 어린애 장난 같을 불사신의
사이보그 경찰, 강철도 종이 구기듯 하는
그 초강력 파워가 민중의 지팡이가 되는 미래 사회?

삐삐삐삐 시인분주옹 조옴 보옵시이다
생각만 해도 우린 든든하다
생각만 해도 우린 든든.....

그 옛날, 짓궂은 아이들의 엑센 손아귀 속
바둥대던 풍뎅이, 날지 못하도록
온 다리 뜯기고 목이 비틀린 채 붕붕붕
온종일 마룻바닥만 하릴없이 맴돌던





책장 깊이 묻혀 있던 시집 - 유하 "무림일기"



이 시집은 같이 사는 친구 "돌스"의 책입니다.
아마도 "돌스"가 어렸을 적(?) 읽었던 시집인 듯 하네요.

이 친구의 어렸을 적 시절이 생각나서 짠하기도 했고,
활자로 인쇄 된 시집을 들고 가슴 설레여 했던.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하네요.

지금은 너무나도 스마트한 세상이 되어,
활자보다는 화면으로 읽는 기회가 많아져..

그때의 아련하게,
종이 냄새가 나는 책장을 한장 한장 넘기며 봤던..
그 애틋함은 많이 사라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