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게 되는 것

인생은 짐작할 수 없는 일들로 가득찬 것 "유쾌한 하녀 마리사" - 천명관 단편 소설

돌스&규스 2011. 6. 15. 08:55





















인생은 짐작할 수 없는 일들로 가득찬 것

천명관 단편 소설 "유쾌한 하녀 마리사"


오늘 포스트의 제목은 문학평론가 김영찬님에게서 따온 것~



저는 책을 읽을때,
좋지 않은 습관이지만..

책 표지에 있는 광고문구나
유명한 사람들의 추천사..
그리고 작가의 약력 등은 무시하고 책의 본문부터 읽는
매우 좋지 않은 습관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런 제가 "유쾌한 하녀 마리사"를 읽을때
천명관 소설가의 이전 작품인
"고래", "고령화 가족"을 재미있고, 감명깊게 읽어서 인지
책표지부터 꼼꼼히 살펴보게 되었네요.

그러다 발견한 이 책을 매우 잘 설명하고 있는
김영찬 문학 평론가의 서평..

이 말보다 더 좋은 말을 찾을 수 없어 포스트의 제목으로 삼게 되었습니다.

위 사진에 있지만, 제 사진 기술이 매우 낙후되어 알아보기 힘든 관계로..
텍스트로 옮겨 보면,

그의 단편 속에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
그 형태를 바꿔 조금은 다른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것은 이를테면, "짐작할 수 없는 일들"이다.

왜 짐작할 수 없는가?

운명과 그 운명에 의해 지배되고 조종되는
인생이라는 것 자체가 무력한 개인으로서는 도무지 알 수 없는
부조리와 아이러니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천명관의 단편은 저 "짐작할 수 없는 일들"의
아이러니에 대한 유머러스한 보고서다.


- "유쾌한 하녀 마리사" 중 김영찬(문학평론가) 서평




여러 문학지에 실렸던 천명관 단편을 모은 "유쾌한 하녀 마리사"



이 책의 유일한 단점은
어디선가 읽었던 기억이 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새로운 단편을 모아 발표한 책이 아니라,
여기저기 발표했던 단편을 모아 발표한 책이므로,

이 책에 실려 있는 11개의 단편 중 읽어보셨던게 있을수도 있다는 이야기죠.

저 역시 2~3개 정도는 어디서 읽었던 기억이 어슴프레 나기도 했지만..
워낙 짧은 기억력을 보유하고 있는 저로서는
크게 문제되지 않았지만 말이죠..




천명관을 소설가로 만들어준 작품이 실려 있는 "유쾌한 하녀 마리사"



이 책이 발표된 시기는,
천명관의 대표 소설인 "고래"후
그리고 비교적 최근 작품인 "고령화 가족" 이전이지만,

이미 발표된 단편들을 모아 책으로 낸 특성상,
"고래"이전에 발표된 소설도 보입니다.

특히 이 책에는 시나리오 작가 천명관이
소설가 천명관이 되게 해준 "프랭크와 나"가 실려 있습니다.




그의 작품 "고래"와 "고령화 가족" 그 중간 지점에 있는 유쾌한 하녀 마리사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무거운 캐릭터와 그의 화려한 글재주로 "있을법한 이야기"로 만들어 낸 고래.

그저 그렇게 신문기사에서나 있을법한 찌질한 이야기를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과 잘 짜여진 구성으로 "따뜻한 이야기"를 만들어 낸 고령화 가족

그 중간 어디쯤..
"결국 제 갈길만 가버리는 인생"을
여러 소재와 여러 캐릭터로 그려낸 유쾌한 하녀 마리사가 있습니다.





그의 화려한 전작으로 손해를 보는 유쾌한 하녀 마리사



그의 첫 장편소설 "고래"는 정말 대단한 소설이었습니다.

그 소설의 충격이란,...
그래서인지.. "유쾌한 하녀 마리사"는 조금 약해 보입니다.

고래를 생각하고 읽기 시작하면,
조금 시시해 질 수도 있는 셈이죠.

그러나
고래와는 전혀 다른 소설의 맛을 보여준
"고령화 가족"까지 읽고.. 그의 다른 점을 발견한 뒤..

이 책을 읽게 되면,
천명관만의 놀라운 이야기 속으로 빠져 들게 됩니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은..
이 단편들은 가슴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소설이 아니므로..
"고령화 가족"과 같은 분위기를 기대해서도 안되지만 말이죠..

제 개인적으로..
천명관 소설가의 작품을 처음 접하시는 분들이라면..
유쾌한 하녀 마리사 -> 고래 -> 고령화 가족 (모, 뒷 순서는 바뀌어도 무방할 듯 하네요..)
순으로 보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천명관 소설 "고래"와 "고령화 가족" 이전에 작성한 포스트를 보시려면, 아래 링크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