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17

우리 모두는 낯선 곳의 떠돌이 소년, 소년을 위로해줘 - 은희경 장편소설

 나는 그들이 고독하지만 유쾌하고, 불안하긴 해도 얼마간 냉정했으면 합니다. 이 세계의 개인으로서 타인을 사랑하는 방식 하나를 보태고 싶습니다. 결국은 "이 무거운 것들, 좀 벗어도 괜찮겠죠?"라고 묻는 소설이 되려나..? 이 소설이 저도 좀 가볍게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나 절대 어른스럽게는 말고.. "소년을 위로해줘 연재를 시작하며" 中 - 은희경 - 당신의 마음 속에는 소년이 있나요..? 한참.. 소년 또는 소녀이었던.. 17살 즈음의 시절.. 기억나시나요..? 그리고.. 지금.. 그때의 생각에서 얼마나 멀리 와 계신건가요..? 소년이 강요받을때, 소녀도 강요받는다. 이 책의 제목은 "소년을 위로해줘"이지만.. 한때 소년을 보냈던 남자만을 위한 소설은 아닙니다. 쓰다가, 소년으로만 주..

읽게 되는 것 2011.01.26

악의에 찬 거짓말의 다른 이름, 아주 오래된 농담 - 박완서 장편소설

 "애는 그게 어떻게 거짓말이냐, 농담이지." "농담 ?" "그래 농담이지, 듣는 사람이나 하는 사람이나 다 거짓말인 줄 알면서도 들어서 즐거운 거. 그거 농담 아니니..?" 아주 오래된 농담 中 박완서 나온지 조금 지난 책, 아주 오래된 농담 - 박완서 박완서 등단한지 39년째이며, 올해 나이 79세인 작가... 그녀가 2000년도에 책으로 발표된 "아주 오래된 농담.."은 2009년 실천문학에 글을 분재했던 장편을 모아서 책으로 발간 한 것이지요. 그녀는 이 소설을 분재하기 전에 "아주 오래된 농담"의 줄거리에 대해 아래와 같이 밝히고 시작했는데요.. 장차 이 소설을 이끌어갈 줄거리는, 환자는 자기 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 - 생명의 시한까지도 -에 대해 주치의가 알고 있는 것만큼은 알 권리가 있..

읽게 되는 것 2011.01.19

쉽고, 재미있는 소설을 찾는다면 기용 뮈소 "구해줘"(Sauve-moi)

"진정 사랑한다면 당신 앞을 막아설 운명은 없습니다." 기욤 뮈소 장편소설 구해줘 출간 2주 만에 프랑스 베스트셀러 1위, 78주 연속 베스트셀러인 "구해줘" 이 책을 구매한 건 작년 이맘때 즈음일거에요. 가을이 되기도 했고, 이래저래 골치 아팠던 일이 많았던.. 작년 이맘때 즈음.. 프랑스 베스트셀러라니.. 그것도 85주간이나.. 음.. "문학성과 함께 재미도 고루 갖춘 소설이겠군..." 하고 구매 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아무래도 프랑스하면.. 왠지.. 문학적일 것 같은게... 제가 너무 문화 사대주의에 길들여져 있어서인가요..? 그런 기대를 처참히 뭉개뜨린 기욤 뮈소 "구해줘" 기욤 뮈소를 처음 접하는 분이라면, 정말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는 소설이에요.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릴 수 있는 소설이거..

읽게 되는 것 2010.09.15

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장편소설

독자의 감정을 잘 아는 작가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엄마를 부탁해"에 가장 확실한 평가를 내린 "이적" 세상 모든 자식들의 원죄에 대한 이야기. 엄마에게 기대며 동시에 밀어낸 우리 자신의 이야기. 아직 늦지 않은 이들에겐 큰 깨달음이 되고, 이미 늦어버린 이들에겐 위로가 되는, 이 아픈 이야기... 사랑으로만 표현하기 어려운 명사 "엄마" "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째다" 이 소설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그리고 잃어버렸던 엄마가, 소설속 주인공의 "엄마"에서, 우리 마음속의 "엄마"로 전이되는 순간 나도 모르는 눈물을 마주하게 됩니다. 작가가 소설의 맨 앞에 써 놓은 "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랑하라"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말이죠. 바라보는 시각마다 큰 사랑을 전해 주는 존재 "엄마" 단락마다 화자가 "나..

읽게 되는 것 2010.08.25

도박과 여자에 관한 이야기, 슬롯 - 신경진 장편소설

 도박과 여자에 관한 것이라고 대 놓고 시작하는 소설 신경진 장편소설 "슬롯" 헤어진 여자가 내게 와 속삭였다. "카지노로 가자" 오래전에 헤어진 여자친구, 그리고 지금은 주인공이 알고 지내던 대학 선배와 결혼했었다가 이혼한 상태. 그 여자친구가 "함께 도박을 하자고, 함께 10억원이라는 원치 않는 돈을 써버리자고" 연락 해 오면서 이 소설은 시작합니다. 슬롯 소설안에는 "도박"도 있고 "여자"도 있다. 그러나 "도박"과 "여자"가 전부는 아니다. 우리나라 내국인 전용 카지노, 강원랜드를 배경으로 이 소설의 이야기는 풀어집니다. 도박을 잘 모르는 제가 읽기에 조금은 어려운 도박 용어들과 도박의 전문가가 쓴 책들의 인용문들..이 "슬롯" 소설이 진행되는 내내 가득합니다. 그리고 옛 여자친구, 선배의 아내..

읽게 되는 것 2010.08.23

풀이 눕는다 / 김사과 - 그게 바로 사랑이다.

풀이 눕는다 / 김사과 - 그게 바로 사랑이다. "사랑은 책임을 뜻하지 않는다. 그건 가장 살아 있다는 걸 뜻했다. 그리고 살아 있다는 것은, 과거와 미래를 망각한다는 뜻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지금 이 순간만을 바라보겠다는 약속이다. 그게 바로 사랑이다." '풀이 눕는다' / 본문 중 사랑을 이야기 하면서, 동시에 조건을 이야기 하는 사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과거는 낱낱이 들춰지고, 미래라는 이름으로 현재를 착취해야만 하는 사회. 그리고,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과거와 미래는 버려둔채 지금만을 사는 주인공 '나' "내일을 위해 오늘은 참아줄래" 현재 진행중인 사랑을, 내일로, 또 내일로 밀어 내기만 하고 있는 요즘 또, 비 내리는 지금 읽으면 딱 좋을만한 책 풀이 눕는다 국내도서>소설 저자 : 김사과 ..

읽게 되는 것 2010.07.16

알아야만 하는 불편한 진실, 공지영 장편소설 도가니

꼭 알아야만 하는 불편한 진실 공지영 장편소설 도가니 누군가 거짓말을 하면 세상이라는 호수에 검은 잉크가 떨어져내린 것처럼 그 주변이 물들어버린다. 그것이 다시 본래의 맑음을 찾을 때까지 그 거짓말의 만 배쯤의 순결한 에너지가 필요한 것이다. 가진자가 가진 것을 빼앗길까 두려워하는 에너지는 가지지 못한 자가 그것을 빼앗고 싶어하는 에너지의 두배라고 한다. 가진 자는 가진 것의 쾌락과 가지지 못한 것의 공포를 둘 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가진 자들이 가진 것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거짓말의 합창은 그러니까 엄창난 양의 에너지를 포함하고 있어서 맑은 하늘에 천둥과 번개를 부를 정도의 힘을 충분히 가진 것이었다. 서유진은 안개 낀 거리를 바라보며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말했다. "세상 같은 거 바꾸고 싶은 마음 ..

읽게 되는 것 2010.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