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게 되는 것

도박과 여자에 관한 이야기, 슬롯 - 신경진 장편소설

돌스&규스 2010. 8. 23. 09:37



















도박과 여자에 관한 것이라고 대 놓고 시작하는 소설
신경진 장편소설 "슬롯"



헤어진 여자가 내게 와 속삭였다. "카지노로 가자"


오래전에 헤어진 여자친구,
그리고 지금은 주인공이 알고 지내던 대학 선배와 결혼했었다가 이혼한 상태.

그 여자친구가
"함께 도박을 하자고, 함께 10억원이라는 원치 않는 돈을 써버리자고"
연락 해 오면서 이 소설은 시작합니다.





슬롯 소설안에는 "도박"도 있고 "여자"도 있다. 그러나 "도박"과 "여자"가 전부는 아니다.




우리나라 내국인 전용 카지노,
강원랜드를 배경으로 이 소설의 이야기는 풀어집니다.

도박을 잘 모르는 제가 읽기에 조금은 어려운 도박 용어들과
도박의 전문가가 쓴 책들의 인용문들..이
"슬롯" 소설이 진행되는 내내 가득합니다.


그리고 옛 여자친구,
선배의 아내였다가 다시 싱글로 돌아온 그녀와의

'사랑'이었다가,
'사랑인적'이 있었다가,
다시 '사랑'으로 돌아갈 것인지, '사랑인적'인 상태로 남을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도 가득하죠.


그러나 그 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아시나요?


무작위로 독과 보통 음식 중 하나를 주는 장치가 있는 상자안에 고양이를 넣었다.
고양이는 죽었을까? 살았을까?

양자(Quantum) 현실로 본다면,
고양이를 실제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겹쳐 놓음의 상태, 즉 살아 있는 동시에 죽어 있을 수도 있다.
빛이 파동이며 입자이듯이, 두 특질이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고양이의 상태를 확인하려면
상자를 열어 직접 고양이를 확인해서 명제를 확실성 안으로 들어오게 해야 한다.

고양이가
"살아있는지, 죽었는지"





"도박"과 "사랑" 둘은 묘하게 닮았다.


내 마음을 먼저 보여주기 전에는 알 수 없는 일 "사랑"
굴러가는 주사위가 멈춰설때까지 알 수 없는 승패 "도박"


사랑이든 도박이든
게임에 이기게 되어 있는 사람들은
"고양이가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 관심이 없는 부류입니다.

그들에게 고양이라는 존재는
내 전부가 아닌 "죽었으면 또 사면 되는 존재"이기 때문이죠.

도박에 전 재산을 탕진하는 사람들은
모든 재산을 "주사위가 멈춰설때까지 알 수 없는 승패"에 걸고,

사랑에 모든 감정을 소비하는 사람들은
모든 감정을 "내 마음을 먼저 보여주기 전에 알 수 없는 것"에 걸기 때문입니다.




제3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소설 "슬롯"의 작가 신경진




작가 신경진

1969년 부산 출생
1996년 한국외국어대학교 헝가리어과 졸업
1998년~2002년 캐나다 레스브리지대학, 맥매스터대학에서 영문학과 컴퓨터사이언스 전공.
2007년 슬롯으로 제3회 세계문학상 수상


이 소설의 주인공은 끝까지
도박에서도 사랑에서도 "고양이가 살아있는지 죽었는지"를 확인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는
"고양이가 죽으면 사면 그만"이라는 승자의 법칙도 따르지 않습니다.

그에게는 "고양이"를 확인 할 열정을 잃어버렸네요.

당신은 어떠신가요?

슬롯 - 2007년 제3회 세계문학상 당선작
국내도서>소설
저자 : 신경진
출판 : 문이당 2007.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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