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게 되는 것

누구나 알고 있지만 모른 척 해온 그녀들의 이야기 "낭만적 사랑과 사회" 정이현 소설집

돌스&규스 2010. 9. 6. 10:28




















"저토록 견고한 이분법의 세계를 열심히 관찰하다보면
언젠가는 실금 같은 틈새라도 발견하게 되겠지.
나는 다만 즐겁게 욕망한다."

- 낭만적 사랑과 사회 저자 정이현 작가의 말 중 -


우리에게 익숙한 책 제목은 아니지만, 꾸준히 읽혀 온 정이현의 "낭만적 사랑과 사회"



이 책이 처음 나온 때는 2003년 9월.. 그리고 19쇄를 거쳐 지금까지 온 소설집.
그만큼 꾸준히 읽혔다는 반증이 아닐까요.


그건 아마도 "정이현"이라는 소설가의 작가 파워이기도 해 보입니다.



작가 정이현

1972년 서울 출생으로, 단편 "낭만적 사랑과 사회"로 2002년 제1회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
이후 단편 "타인의 고독"으로 제5회 이효석문학상(2004)을, 단편 "삼풍백화점"으로 제51회 현대문학상(2006)을
수상했다.

소설집 "낭만적 사랑과 사회"(2003), "달콤한 나의 도시"(2006)을 발표했다




여성의 이야기를 여성의 시선으로, 여성의 언어로 이야기 하는 작가


정이현의 소설 속에는 "악한 여자"들이 살고 있다.

그들은 남편과 정부를 죽게하고, 부모를 상대로 가짜 납치극을 벌이며,
남자 친구와 약혼자를 기만하고, 결혼한 여자와 위험한 동성애에 빠진다.

그들은 공적인 도덕적 가치나 윤리에 따르기보다는 욕망의 개인 전략에 따라 사고하고 행동하며,
좀더 의식적인 차원에서 로맨스, 결혼, 가족, 국가 등을 둘러싼 제도적 이데올로기에
균열을 만드는 존재이다.

정이현의 주인공들은 "위장"의 방식으로 체제가 요구하는 여성의 존재를 "연기"함으로써
자기 욕망을 실현한다.

여성 자신의 욕망이 빚어낸 캐릭터들로 자신의 시선으로 세계를 해석하고
자신의 언어로 말하려 한다.

* 그녀들의 위장술, 로맨스의 정치학 - 이광호 / 낭만적 사랑과 사회 정이현 소설집 해설 참조




조금은 극단적이지만, 있을 법한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묶여 있는 소설집



결혼을 통해 신분 상승의 꾀 해보려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낭만적 사랑과 사회"
성공적인 오피스 걸 차 트렁크에서 시체가 발견되는 "트렁크"
아빠의 애인의 낙태비용을 벌기위해 부모님을 상대로 가짜 인질극을 벌이는  "소녀시대"



남편의 죽음에 대해 무관심하게 진술하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순수"
동성을 사랑하고 있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무궁화"
결혼을 앞둔 남자와 여자가 등장하는 "홈드라마"


거식증 환자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신식키친"
김동인 작가의 주인공 김연실을 정이현이 다시 해석해낸 "이십세기 모단걸"




정이현 그녀의 소설 속에는 "결혼"은 있지만 "사랑"은 없다.


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
그것을 지켜내기 위해, 그리고 여성으로 살아 남기 위해..

정이현 소설집 "낭만적 사랑과 사회"에서는
결혼과 연애는 하지만 사랑은 하지 않습니다.

이 소설집의 해설집에 있듯이, 그녀들은 결혼 또는 연애를 통해 위장을 하는 것이죠.

목적을 가지고 연애를 하고,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꿈을 위해 상대방을 이용하고,
결혼을 통해 사회의 안전망 속으로 숨는 것입니다.

이런 그녀들에게 사랑을 기만 했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까요.?


가을이 오려고 준비 중인 이때,
한번 읽어 보시면 좋을 소설..


낭만적 사랑과 사회
국내도서>소설
저자 : 정이현
출판 : 문학과지성사 2003.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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