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게 되는 것

내가 잠들기 전에 - 심리 스릴러 소설

돌스&규스 2015. 2. 13. 09:53

 




 

 

 

내가 잠들기 전에

- S.J. 왓슨 -

 

 

 

다양한 이력의 작가 SJ 왓슨

 

 

책머리에 소개된 작가 소개에 따르면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런던의 병원에서 청각장애 아동들을 진단, 치료하는 일을 하며

2009년 파버 아카데미에서 작문수업을 받고

일하는 틈틈이 소설을 써 온 결과 

첫 소설로 발표한 것이 바로 이 "내가 잠들기 전에"라는 스릴러 소설입니다.

 

작가의 첫 소설인 이 작품은 니콜 키드먼, 콜린 퍼스가 주연한 동명영화의 원작이며

작년 10월에 국내에 개봉하기도 했어요.

영화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재미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겠죠.

 

원래 소설가가 아닌데 아카데미에서 작문수업을 받고 쓴 첫 소설이

세계적으로 히트작이 되다니...

대단한 재능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아카데미의 수업 수준이 굉장하다고 감탄해야 할까요.

 

아마도 작가로서의 재능에 아카데미가 날개를 달아준 격이라고 생각이 되는군요 ^^

 

 

 

 

무엇이 진실인가?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심리 스릴러

   

 

이 소설은 장기기억기능 장애로 매일 자신이 누구인지 잃어버리는 여자와

그 여자의 남편이라고 주장하는 남자, 정신과 주치의라고 주장하는 남자,

두 남자가 나옵니다.

 

주인공인 크리스틴은 과거의 어떤 사고 때문에 젊은 시절의 기억 빼고

매일의 기억이 자고 일어나면 사라지는 특이한 병에 걸려 있습니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면 옆에서 자고 있는 사람이

원나잇 상대인지 남편인지도 모르고

심지어는 자신의 나이가 몇 살인지도 기억을 못하고

젊은 시절의 자신의 모습만 기억하죠.

 

매일 아침 벤이라는 남자가 자신이 남편이라고 알려주고

크리스틴의 상태와 과거를 설명해주지만 어딘지 어색하고 믿을 수가 없습니다.

매일 다이어리의 존재를 일깨워주고 남편 몰래 크리스틴의 병을 진료하는 의사 역시

믿을 수 없는 건 마찬가지죠.

 

매일 매일을 내가 누구인지, 내 옆에 있는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는 

모든 것이 불안하고 아무도 믿을 수가 없는 그 상태...

소설은 그런 크리스틴의 심리를 너무도 잘 표현해 낸 듯 합니다.

 

 

상상할 수도 없는 그 불안감과

 

자신의 다이어리를 통해서만 자기의 생활을 알게되는 그런 상황과 심리가

마치 내 입장인 듯 너무나도 납득이 잘 가니까요.

 

  

 

 

다른 방식으로 한번 더 읽고나서 더욱 감탄하게 되었던 짜임새

  

 

"내가 잠들기 전에"는 총 3개의 장으로 이루어져있는데요.

1장은 크리스틴이 잠에서 깨어나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인지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남편인 벤과 정신과 의사인 내시를 만나게 됩니다.

2장은 크리스틴이 닥터 내시의 권유로 쓰게 된 다이어리의 내용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3장은 다이어리를 다 읽고 난 후 과거를 어느 정도 파악한 후에

크리스틴에게 일어나는 일들이죠.

 

처음에는 당연히 순서대로 읽기 시작했는데 저의 빠르게 책 읽는 습관 때문에 

크리스틴의 현재 "오늘"과 다이어리 속의 현재가 뒤섞여 

재미있게 이야기를 읽어나가면서도 시간상으로 헷갈리는 부분이 나오더라구요.

 

그래서 책을 다 읽은 후에 다시 책의 1장과 3장을 연결해서 다시 읽었더니

헷갈리는 부분 전부 해결!!

스릴러라는 장르에 알맞는 장의 적절한 배치와 짜임새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반전도 어느 정도는 예상할 수 있었지만, 반전을 위한 정교한 장치가 있었거든요.

 

 

 

 

그러나 엉성한 번역의 안타까움...

  

외국 소설의 경우 번역이 상당히 중요하겠죠.

특히나 이런 스릴러 소설의 경우 매끄러운 번역으로 잘 읽힌다면

재미를 더 느낄 수 있을테니 말이죠..

 

그런데 이 소설은 굉장히 번역체가 거칠거칠합니다.

읽는 내내 뚝뚝 끊어지는 문체와 뭔가 앞뒤가 잘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았어요.

아니나 다를까 어느 번역가의 블로그에서 이 소설의 오역을 지적하는 글들을

볼 수 있었는데요. 굉장히 많은 부분에서 오역을 지적하고 있었습니다.

영어가 짧은 제가 읽어도 납득이 갈 정도로 설명을 잘 해놓으셨더군요.

 

전체적인 스토리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작가가 의도했던 미묘한 분위기를 많이 깨뜨리는 정도의 번역이더군요.

 

작가가 이 사실을 알게되면 참 많이 화가 날 것 같습니다.

성의없는 번역으로 인하여 좋은 소설을 온전하게 접하길 원하는 

독자들에게 이렇게 혼란을 주다니..

 

그저 원서로 줄줄 읽어나갈 재주가 없는 독자는 안타까울 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