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게 되는 것

나의 삼촌 브루스 리 - 천명관 장편 소설

돌스&규스 2014. 1. 28. 15:35

 




나의 삼촌 브루스 리

천명관 장편소설

 

 

 

한번 손에 잡으면 놓을 수 없는 책

 

 

워낙 이 작가의 전작이었던

고래, 고령화 가족에서 열광을 했던터라

 

이 소설 역시 재미있을 것이다라는 예상과 함께,

 

이 소설이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연재되었을때

쫘악~ 연속해서는 아니지만,

듬성듬성, 시간날때마다 조금씩 읽었던 기억이 있어..

 

그래도 한번 들어봤던 이야기이니

그렇게 흥미진진하지는 않을 것이다라는 생각이 상충하리라 예상을 했건만,

 

이 책을 잡고

굉장히 짧은 시간만에 이 책을 다 읽어 내려갔습니다.

 

짧지 않은 이야기이지만 말이죠.

 

 

 

 

천명관, 그만의 특유한 문체

 

 

이 작가의 소설은 내용도 훌륭하지만,

작가만의 특유의 문체..

 

읽는 것이 아니라 듣는 것 같은..

엄청나게 심각한 이야기인데 키득키득 웃음이 나는..

그의 특유의 문체가 한몫을 당당히 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네요.

 

그냥 작가가 펼쳐놓은 공간으로

아무생각없이 빨려들어갔다가.. 빨려나오는..

 

정말 대단한 이야기꾼 작가입니다.

 

 

 

 

나의 삼촌 브루스 리

  

 

1권과 2권을 합하여 무려 780여쪽의 재미있는 이야기가 끝나고 나면

작가의 말이 나옵니다.

 

작가의 말만큼

이 소설에 대해서 이야기 할 수 없을 것만 같아 그대로 옮겨 봅니다.

 

"현대인의 삶에는 어느 정도 비극적인 요소가 내재해 있습니다.

그래서 지하철에 앉아 꾸벅꾸벅 조는 직장인의 피곤한 얼굴에서,

술집에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격앙된 어주로 떠드는 중년사내들의 모습에서,

그리고 무거운 가방을 메고 터덜터덜 횡단보도를 건너는

어린 여학생의 발걸음에서 슬픔이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더 이상 구원을 꿈꾸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믿음은 무너졌고 성공은 아득해 보이기만 합니다.

생활은 점점 편리해지는데도 사람들은 왜 더 외로워지는 걸까요?

그래서인지 세상엔 인생의 긍정적인 측면에 대해 강조하는 책들이 차고도 넘칩니다.

한편에선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말하고

다른 한편에선 물질문명에 반한 정신적인 가치를 강조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여전히 화려한 영웅담과 고난을 극복한 인간승리극에 열광합니다.

또한 해피엔딩이 예고된 달콤한 로맨스와 성공의 비결이 담긴 유명인사들의 자서전을 읽습니다.

그것은 매우 당연한 일입니다.

모두가 그런 멋진 인생을 꿈꾸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대목에서 나는 소설이란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왜 소설을 읽는 걸까요?

나는 소설이 기본적으로 실패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꿈, 성공, 실패 그 안에서의 인생

   

 

 

이 책 본문에는 이소령이 했던 말이 자주 인용됩니다.

 

그 중에 하나가

"산다는 것은 그저 순전히 사는 것이지

무엇을 위해 사는 것은 아니다."

 

책을 읽기 전에 마주하게 되는 책 뒷면에 있기도 한 이 이야기는

책을 읽기 전과

책을 다 읽은 후 느낌이 확~ 다르게 다가옵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나, 나의 친구, 나의 형, 나의 삼촌, 나의 아버지, 나의 친구의 아버지 등등..

모두가 무엇인가를 목표로 살아가고,

 

그 목표를 이루지 못했을때의 좌절감을

그리고 목표를 이루고나서의 허망함을

 

누군가는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누군가는 의미없는 깊은 담배 한숨으로 날려버리면,

누군가는 세상은 그런 것이라 넘겨버립니다.

 

어쩌면,

우리는 꿈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저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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