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게 되는 것

남루한 청춘에 바치는 유머와 진지함 – 리얼궁상만화 “습지생태보고서”

돌스&규스 2010. 8. 15. 23:40




















유머와 진지함의 공존 - 최규석의 "습지생태보고서"





현재 우리나라의 만화산업은 아는 사람은 다 알지만
여러가지 복잡한 문제들의 총집합으로 인하여 침체에 침체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체적으로 많이 나아졌지만 만화는 아이들이 보는 유치한 것이라거나
시간때우기용 저급한 문화라는 편견도 한몫을 했다고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내가 본 만화들은 오락이기도 했고 인생이기도 했으며
때론 감성을 키워주는 훌륭한 문화였답니다.


그 중에 한 권.

리얼궁상만화라고 타이틀 지어진 “습지생태보고서”

77년생 만화가 최규석은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로 첫 단편집을 냈으며
“습지생태보고서”는 1년간 경향신문에 연재했던 작품들을 묶어 낸 첫 장편집입니다.



때론 진지하고 때론 유머러스하며 때론 슬프기도 하고
때로는 폭소를 터뜨리게 만드는 이 만화책.



이 만화책에는 4명의 대학생들이 반지하의 습기찬 방에 “서식”하며
생기는 에피소드들로 이루어져있는데,
청춘과 인생의 어두운 면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진지함이 잘 나타나있답니다.

 

“하위종의 남루함을 자랑으로 여기지는 않지만 딱히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
어찌보면 은근히 즐기는 듯도 한 뻔뻔함과
간혹.. 먹이사슬의 모순을 접할 때면 뒤에서나마 구시렁거릴 줄 아는 비판의식도 갖춘 편이다.
허나..일반적으로 일관된 서식양태를 보여주는 듯 하다가도
이종(異種)으로서의 의태(擬態)가 가능한 상황하에서는
순간적으로 행동양식이 돌변하기도 한다.”

- #01:의태 中 -


만화의 첫번째 에피소드에 나오는 나레이션은
이 책 전반에 묘사된
신분상승에의 욕망과 남루한 현실의 갈등에 대해
아주 함축적으로 설명되어지고 있어요.


가끔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을때나
꽃미남들과 달콤하고 아찔한 연애를 하는
만화책속의 평범녀(전혀 평범하지 않은)들에게 빙의하고 싶을때처럼
대리만족으로 현실을 잊게 하는 만화만을 바라신다면
이 만화책은 어쩌면 정말 불편한 만화가 될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제가 앞에서 말씀드렸던대로
만화에 인생이 담겼다고 믿으시는 분들은
결단코 이 만화책으로 많은 걸 느끼실 수 있을꺼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 만화에 등장하는 인물들 대부분이 작가 최규석의 주변인물들이며
책 뒤편 “습지친구들”에서 자세히 소개해주고 있는데
만화를 보고 난 뒤 그들의 사진을 보면
꼭 그들이 내가 알아왔던 사람들처럼 친숙하게 느껴지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재미있고 공감갔던 에피소드 한 개.


출처 : 경향닷컴
http://news.khan.co.kr/kh_comic/khan_index.html?serial=1003878&code=363010&page=6

습지생태보고서
국내도서>만화
저자 : 최규석
출판 : 거북이북스 2005.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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