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게 되는 것

내가 알지 못했던 기아의 진실 -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돌스&규스 2010. 8. 9. 10:00



















유엔 특별 조사관이 아들에게 들려주는 기아의 진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기아라고 하면 그저 가뭄이나 홍수때문에 식량이 부족하여
아프리카 대륙 어느곳에서 일어나는 일 정도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일단 티비속에 나오는 깡마르고 배가 불룩 튀어나온 흑인 아이들을 안고 찍은
유명 연예인 스틸 사진 정도가 생각난다고나 할까요?


사진출처 : 월드비전

이 책은 유엔 식량특별조사관으로 일하는 지식인 활동가인 장 지글러가
아들과의 대화 형식으로 아주 쉽게 풀어서 쓴 기아의 현실, 원인과 해결책입니다.


120억의 인구가 먹고도 남을 만큼의 식량이 생산되고 있다는데
왜 하루에 10만명이, 5초에 한명의 어린이가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있는가?



이 책을 보니 기아에는 전에는 전혀 알지 못했던 생각외로 정말 복잡한 여러가지 원인들이 있었어요.

과도한 육식과 곡물의 투기, 전쟁과 정치적 부패와 혼란, 그리고 환경파괴와 사막화 등등..

무엇보다도 나를 분노하게 만든것은 다국적 기업의 횡포와
아직도 남아있는 식민농업형태의 잔재 등과,
굶주림을 이겨보겠다고 개혁을 시도한 용감한 정치가들을 암살하거나
반대세력을 부추켜 쿠데타를 일으키기까지 하는 행태들이
버젓이 시도되고 있다는 사실들이 놀라웠습니다.

기아를 일으키는 원인중에 하나를 예로 들어본다면
서아프리카 사막 남쪽의 가장자리에 있는 부르키나파소라는 국가에
토마스 상카라라는 개혁적인 성향의 젊은 정치가가 있었다고 해요.


토마스 상카라의 개혁정책에 의해 부르키나파소는
4년만에 식량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는데,
정치부패로 권력을 유지하는 코트디부아르, 가봉, 토고 등 인접국가들에게
이런 변화가 퍼져나가는 걸 두려워한 프랑스의 일부 세력이 있었답니다.

상카라는 결국 외국세력의 조종을 받은 자신의 동지이자 참모인 콩파오레에게 살해당하고
부르키나파소는 만연한 부패와 외국에 대한 극단적인 의존에 의해
다시 만성적인 기아에 시달리는 나라로 돌아갔으며
일반 농민들과 시민들은 절망에 빠졌다고 합니다.



 이 책을 읽고 보니 사람의 생명보다 돈과 권력이 우선하는 이 세상에서
기아가 해결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구나 라는 생각에 어느정도 우울해지기도 했습니다.




전에는 내가 푼돈이라도 보태면 아프리카의 어린이 몇 명 정도는 도울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그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을 포함한 개개인의 “같이 살아감에 대한 인식”과 “정치적인 개혁과 평등”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결단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죠.


이 책의 작가는 기아의 실상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해결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1. 인도적 지원의 효율화
    국제 단체가 인도적인 구호조처를 더욱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위한
    노력과 관심이 필요합니다.
    이를테면 부패정권으로 개발지원금등이 흘러들어가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되지 않도록 말이죠.

2. 원조보다는 개혁이 먼저
    혁명적인 행동은 인도적인 구호를 뛰어넘는다.
    기아의 희생자를 능동적으로 행동하는 역사의식을 가진 주체로 변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래야 부르키나파소의 “상카라”나 칠레의 “아옌데” 의 죽음같은 사건이 일어나지 않겠네요.

3. 인프라 조성
    제 3 세계의 넓은 땅이 현재 인프라의 부족으로 경작되지 못하고 놀고 있는 상태인데요.
    인프라의 효율적인 조성을 전 세계가 도움으로써 
    친환경적으로도 경작지를 늘려 기아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런 조처들이 실행되려면 전 세계적인 여론 조성과, 현재 경제 지배자들의 각성과 연대의식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너무 거창한가요?
지구에 살아가는 미미한 존재의 나 하나가 어떻게 해도 바뀌지 않을꺼라고 생각하시나요?
이 책에서는 저런 거창한 조치에 앞서
나 자신이 이웃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느낄 수 있는 공동체 의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 정도는 가능하겠죠?
이웃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여기고 작은 일부터 행동하는 것.

저도 지금까지 남의 일로 생각해왔던 문제도
언젠가는 나에게 닥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행동하겠습니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국내도서>사회과학
저자 : 장 지글러(Jean Ziegler) / 유영미역
출판 : 갈라파고스 2007.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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