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게 되는 것

더 나은 자본주의를 말하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 장하준

돌스&규스 2011. 2. 23. 08:42




















작가의 이름으로 하나의 브랜드가 되어버린, "장하준"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장하준, 더 나은 자본주의를 말하다.
23 things they don't tell you about Capitalism



경제서적에 관심이 없는 독자라도, 한번은 들어봤을 제목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경제서적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경우는,
극히 희박한 일인데.. 장하준 교수는 "나쁜 사마리안"에서 베스트셀러를 차지하더니,
그 후 3년만에 나온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역시 몇달째 베스트셀러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네요.

제가 구매했던 2010년 12월부터,
이제야 포스트를 작성하는 2011년 2월 중순경까지 베스트셀러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서적임은 분명 해 보이네요.




"세계 경제는 만신창이가 되었다."로 시작하는 책



세계 경제는 만신창이가 되었다.
전례 없는 규모의 재정 및 통화 지원으로 2008년 금융 위기가 세계 경제의 완전한 붕괴로
이어지는 것을 겨우 막아 냈음에도 이 사건은 대공황에 이어 역사상 두 번째 경제 위기라 할 정도로
그 규모가 컸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서문 중-

선진국의 비밀을 고발했던 그의 전작 "사다리 걷어차기", "나쁜 사마리아인"에 이어,
그 선진국이라는 나라에서 신념처럼 떠받치고 있는 시장자유주의에 대해 고발하고 있는 책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를 보면

그의 세계경제, 국내경제를 바라보는 신념은 확고 해 보입니다.



진보와 보수, 양쪽 진영 모두에게 공격을 받는 책



이 책의 인기에 대한 여파일까요..?
아니면, 잘못된 이론을 바로 잡으려는 노력일까요..?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라는 하나의 책을 놓고
좀처럼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우리나라 보수와 진보가
같이 비판하고 있으니.. 이런 현상은 조금 낯설어 보이기도 하네요.

물론 서로의 비판을 하는 시각이 다르기는 하지만 말이죠.

보수는 "시장자유주의가 짱인데 무슨 이야기를 하느냐.."라는 관점으로,
진보는 "부가 한쪽으로만 쏠리는 구조인 재벌을 옹호하자는 이야기냐.."라는 관점으로 비판을 한다고 하니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유명세는 톡톡히 치루고 계신 듯 합니다.


 
자본주의에 복지를 더하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신자유주의의 기본 핵심은,
국가는 시장에서 될 수 있는데로 빠지고, 개인들이 시장에서 자유롭게 경쟁을 하자는 것으로..
시장에 속해있는 개인들은 더 많은 이윤을 추구하려는 성질때문에,
자원의 최유효이용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이론입니다.

국가간은 시장 개방을 해서 자유무역을 하고,
공공복지 제도를 확대하는 것은 근로의욕을 감퇴시키는 것이므로 없애야 하고,
완전고용은 자원의 최유효이용에 방해되니 노동시장을 유연화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된 주장이죠.



우리나라에 신자유주의가 본격적으로 들어온 것은
1997년 이후 김대중 대통령때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이때는 IMF에 의한 강제된 신자유주의를 채택할 수 밖에 없는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때도 신자유주의를 택했으나(한미 FTA등)
노무현 대통령은 상속,증여세 강화, 종합부동산세, 집단소송제를 통한 재벌 규제등에 힘을 쏟기도 했었죠.

아마 그때가 미국이 강력한 신자유주의를 택했던 부시 행정부 시절이어서
다른 대안은 없어 택했던 것으로 보이고,
노무현 대통령 평소 신념대로 신자유주의와 반대되는 정책을 펼치기는 했으나,
여러가지 외부적인/내부적인 요인으로 인하여 별로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죠.

이미 보수에게 좌파라는 딱지를 붙이고 있던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의 기반이었던 진보진영에서까지 신자유주의 옹호자라는 소리를 들으며,
좌파 신자유주의자라라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듣기까지 했답니다.

이런 신자유주의가 이명박 대통령에 와서는
비즈니스 프랜들리라는 정책으로 시장에 방해되는 각종 걸림돌을 제거했고, 제거하는 중입니다.
국영산업의 민영화를 통한 사회공공성을 이윤을 추구하는 곳으로 바꾸고 있고,
노동자보다는 자본의 힘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죠.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에서는 이런 신자유주의를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각종 통계와 세계 각국의 상황의 예를 들어서 말이죠.

신자유주의가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을뿐만 아니라,
신자유주의에 속해있는 국민들의 삶의 질은 더욱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인 셈이죠.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중 지금 시류에 적합한 한가지, 바로 무상급식



"기회의 균등이 항상 공평한 것은 아니다."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불평등에 대해 분노한다. 하지만 평등도 평등 나름이다.
노력과 성취의 크기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보상할 경우
재능 있고 노력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성취동기를 잃어버린다.

이것이 바로 결과의 평등인데, 결코 좋은 시스템이라고 할 수 없다.
공산주의의 몰락이 그 증거이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평등은 기회의 균등이다.

예를 들어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인종 분리 정책이 한창일 때 우수한 흑인 학생이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백인 학생들이 다니는 좋은 대학에 가지 못하는 것은 부당할 뿐 아니라 비효율적이다.
모든 사람에게는 균등한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러나 역차별 정책을 사용해서 단지 흑인이라거나 가난한 집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자질이 못 미치는
학생들을 좋은 학교에 입학시키는 것 역시 부당하고 비효율적이다.

이런 식으로 결과의 평등을 추구할 경우 사람들의 타고난 재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최고의 능력을 가진 사람과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들이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이런 말은 하지 않는다.

기회의 균등은 공정한 사회를 이룩하기 위한 출발점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물론 훌륭한 성과를 올린 사람은 충분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모든 사람이 같은 조건에서 경쟁을 했는가 하는 것이다.
어떤 아이가 배가 고파서 수업 시간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한다면 선척적으로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성적이 나쁘다고 말할 수 없다.

공정한 경쟁이 되려면 그 아이도 다른 아이들처럼 배불리 먹을 수 있어야 한다.
집에서는 생계비 지원을 받아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학교에서는 무료 급식을 통해 밥을 굶지 않도록 보살펴야 한다.

기회의 균등이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결과의 균등이 보장되어야한다.
말하자면 부모가 아이를 굶기지 않을 정도로는 돈을 벌 수 있아야(결과의 균등) 그 아이도 같은 조건에서
다른 아이들과 경쟁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中-


우리는 평등하다고 합니다.
누구에게나 기회가 열려있다는 의미이겠지요.

누구나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어,
노력만 하면 더 좋은 직업을 가질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도, 점심을 굶어 가며, 과외 한번 받지 않고..
좋은 대학을 나와 누구나 우러러보는 그런 직업을 갖기도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일을
"개천에서 용 난다."라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뒤집어 보면,
개천에서 용이 나올 정도로 노력을 해야만,
돈 많은 집안의 아이들과 균등한 기회를 잡게 된 것이지요.

이것이 과연 기회의 균등인지
장하준 교수는 우리에게 묻고, 어느정도 결과의 균등(복지)를 마련해야
진정한 의미의 기회의 균등이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장하준 교수를 비판하는 보수에게 던지는 그의 인터뷰



저는 개인적으로 경제학을 전공한것도 아니고,
경제에 대해서 문외한이지만 이 책이 마음에 듭니다.

인간의 이기심을 바탕으로 삼는 신자유주의라는 것보다는
인간이기에 같이 따뜻하게 잘 사는 방법을 논하는 것이 더욱 좋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장하준 교수의 우리나라 재벌에 대한 입장은
저와는 조금 차이가 있지만, 그의 생각도 나쁘지는 않아 보입니다.
(오히려 대안이 없는 생각만 계속했던 저에게 대안을 제시해준 셈이지요.)

오늘 이 책에 대한 포스트는
장하준 교수가 시사IN과의 인터뷰했던 일부분을 인용하면 마칠까 합니다.

보수단체인(한국경제연구원)의 시장주의 교리에 입각한 비판에 대해
장하준 교수가 농담을 섞어 반박한 내용입니다.

시장지상주의자로서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고 있는거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가 시장에서 성공했다면,
적어도 시장주의 시각에서는 (좋은 책이라고) 인정해줘야 한다.(웃음)

나처럼 "시장도 틀릴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라면
"시장에서 많이 팔렸다고 반드시 좋은 책은 아니다"라고 해도 된다.

그러나 시장주의자를 자처하는 분들이 그렇게 말하면 이율배반이다.

-시사IN 인터뷰 중 -
원문 링크 :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9541




장하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경제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0년 이래 케임브리지 대학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고,
2003년 신고전학파 경제학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 경제학자에게 주는 뮈르달 상을
2005년 경제학의 지평을 넓힌 경제학자에게 주는 레온티예프 상을 최연소로 수상함으로써
세계적인 경제학자로 명성을 얻었다.

주요 저서로는 "사다리 걷어차기", "쾌도난마 한국경제", "국가의 역할", "나쁜 사마리아인들"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