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게 되는 것

외로움 병에 걸리셨다면, 침대 밑 악어를 처방합니다. –마리아순 란다

돌스&규스 2010. 8. 5. 12:23




















어느 날, 아침에 깨어보니
당신의 침대 밑에 악어가 살고 있다면,
침대 밑 악어 - 마리아순 란다(Mariasun Landa)


"당신의 침대 밑에서 악어를 보셨습니까?
그렇다면 당신은 악어병에 걸려 있는 것입니다.

이 악어병은 당신이 현대인이라는 것을 증명해 주는 아주 중요한 단서이자,
지금 몹시 외로워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는 병입니다.

이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사랑과 관심이라는 약의 처방을 받아야 합니다."

*주의하세요!!*
*이 포스트는 이 책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평범했던 직장인 JJ 침대 밑에서 악어를 발견하다.



여느 날처럼, 출근하기 위해 일어난 아침.
세수를 하고, 면도를 하고, 오렌지 주스를 마시고..

구두를 찾기 위해 침대 밑을 들여다 본 순간,
여행용 가방만한 무섭기만 한 악어를 발견하고..



그가 제일 먼저 한 일은 동물원에 전화하는 일



"혹시 악어를 잃어버리진 않으셨나요?
 제 침대 밑에서 악어 한 마리를 발견했거든요"

동물원에서 들려온 대답은

"저희가 잃어버린 건 선생 같은 인간들을 참고 봐 줘야하는 인내심과 여유입니다.!"



침대 밑에 악어가 있다는 걸 믿어주지 않는 세상, 그래서 친한 친구를 부르기로..



동물을 잘 다루는 그의 친한 친구,

"침대 밑 악어 한 마리가 있는데,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단 말야.
 자, 직접 들여다 보라고..."

"아무리 눈 씻고 봐도 개미 새끼 한 마리 없다!
 대체 무슨 농담을 그렇게 심하게 해!"

그래서 그가 내린 결론
1. 그의 침대에는 악어 한 마리가 있다.
2. 그 악어는 구두를 먹는다.
3. 동물원에서 도망친 악어가 아니다.
4. 악어는 다른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결국, 침대 밑 악어를 인정하기는 하지만, 편히 쉴 수 없어 몸이 아파오는데.



아픈 몸을 이끌고 찾아간 병원.

병원에서는 짧은 상담 후
"좋아요. 크로커다일 알약을 드세요. 아침에 한 알, 저녁에 한알.
 크로커다일 좌약은 하루에 한번. 그리고 크로커다을 소다수는 식사 시간에 드세요. 2주동안
 다음 환자 분!"





크로커다일 알약을 먹어도 호전되지 않는 증세. 아픈 그에게 관심을 보이는 여자



그가 혼자 마음 속에 품고 있던 그녀, 엘레나

아픈 그에게 관심을 기울이려 노력하는 그녀에게,
아픈 모습을 보이기 싫어, 냉정하게 대하는 그.





그래도 그가 걱정되는 그녀, 그의 집에 찾아가고



"너무 걱정이 돼서요. 그래서 이렇게 실례를 무릅쓰고...

 책을 몇 권 가져왔어요. 우울증에 걸리신 것 같다고 해서..
 글쎄요.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오지 말걸 그랬나 봐요... 방해가 됐다면..."


그녀의 방문에 용기를 내서 고백하는 그

"한 가지 고백할 게 있어요.
 세상 일이란 게 엘레나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아요.
 사실은 내 침대 밑에 악어 한 마리가 있어요.
 그  녀석과 같이 산지 벌써 한참 됐어요.
 엘레나에게 그 애길 해 주고 싶었어요."


뜻밖의 그녀의 답변

"악어가 뭘 먹는다고 했죠?"

"구두요."

"당신은 운이 좋네요!
 우리 집 악어는 훨씬 더 변덕스러워요.
 손목시계를 줘야 하거든요.
 그래서 돈이 많이 들어요.
 
 그 애 이름이 뭐에요?"







"침대 밑 악어"

이 소설을 읽은지는 꽤 됩니다.
2006년 인쇄판을 산 걸 보면 아마 그 때즈음이 아닐까 추측 해 봅니다.

이 책은 어렵거나 분량이 많은 책이 아니에요.
한번 잡으면 1~2시간이면 다 읽어 버릴 수 있는 책입니다.

그러나, 그 여운은 몇 년이 지난 지금도 남아 있네요.



평범한 직장인 JJ
매일 똑같은 삶을 살아가는 그에게 찾아온 한 마리의 악어

그 것이 처음에는 불행이었다가, 행복으로 바뀌고..

평범하다는 것은, 평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면,
그 노력은 다른 사람이 내 삶에 들어올 여지를 없애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해 주었던 소설


그리고, 누군가를 얻기 위해서는 나를 먼저 보여주어야 된다는 것도.



비록, 줄거리를 거의 공개 했지만
이 소설은 줄거리가 중요한 소설이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한번 읽어 보시기를.. 아이들 교육용으로도 참 좋아요.
이 소설은 스페인 청소년 문학상 수상작이며,
한우리가 선정한 중학생 필독서 이기도 하니까요.




마리아순 란다 - Mariasun Landa

1949년 스페인 렌테리아에서 태어났으며,
현재는 산세바스티안에서 살고 있다.
대학에서는 철학을 전공했고, 현재는 파이스 바스코 대학교 교육대학 교수로 재직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