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게 되는 것

악의에 찬 거짓말의 다른 이름, 아주 오래된 농담 - 박완서 장편소설

돌스&규스 2011. 1. 19. 09:39




















"애는 그게 어떻게 거짓말이냐, 농담이지."

"농담 ?"

"그래 농담이지, 듣는 사람이나 하는 사람이나 다 거짓말인 줄 알면서도
들어서 즐거운 거. 그거 농담 아니니..?"

아주 오래된 농담 中
박완서


나온지 조금 지난 책, 아주 오래된 농담 - 박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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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등단한지 39년째이며, 올해 나이 79세인 작가...

그녀가 2000년도에 책으로 발표된 "아주 오래된 농담.."은
2009년 실천문학에 글을 분재했던 장편을 모아서 책으로 발간 한 것이지요.

그녀는 이 소설을 분재하기 전에
"아주 오래된 농담"의 줄거리에 대해 아래와 같이 밝히고 시작했는데요..

장차 이 소설을 이끌어갈 줄거리는,
환자는 자기 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 - 생명의 시한까지도 -에 대해
주치의가 알고 있는 것만큼은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의사와

가족애를 빙자하여 진실을 은폐하려는 가족과,
그것을 옹호하는 사회적 통념과의 갈등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소설을 통해
작가가 궁극적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자본주의에 대해서이다.




 
농담과 거짓말 사이.. 그 어디쯤..



여러분은 어느 때 농담을 하시나요..?

제가 생각하기에 농담이라 함은
서로간의 어느 정도 유대 관계가 있을 때에야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위에 책에서 인용했듯이..
"듣는 사람이나 하는 사람... 모두 거짓말인 줄 알면서도..
 들어서 즐거운 것.."
이 농담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나 "아주 오래된 농담" 책을 읽으면서.. 저는
이 책의 제목을 제외한 그 어느 곳에서도 이런 유대 관계를 바탕으로 한 농담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이 소설에서는
"악의에 가득찬 분명한 거짓말"이 난무하고 있는 상황만을 저는 발견했다고 할까요..?

두 남자의 인생을 바꿔 놓을 농담을 던진... "현금"
폐암으로 죽어가는 아들과 며느리에게 거짓만을 일삼는.. "재벌가"
자신의 아픔만을 생각하고 있는.."주인공 영빈" 등..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을 고수하고자..
상대방을 고려하지 않는.. 사람들...

아~ 이게 "아주 오래된 농담"이 될 수 있을까요...
이런 악의에 가득찬 거짓말이 농담이 되려면... 얼마나 아주 오랜 기간이 필요한 걸까요..?

책을 읽는 중에도..
읽고 난 후에도.. 이 점이 가장 가슴에 남더군요..



읽고나면, 가슴 속에 남는 것은 있지만.. 읽는 내내 재미는 없는 소설..



"아주 오래된 농담"은 출판된 당시 2000년대에는 읽기 어땠는지 몰라도..
그로부터 시간이 조금 지난 지금 시점에서는 잘 읽히지 않는 소설입니다.

아~!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지만,
교훈적인 이야기가 가득 차 있는 느낌이랄까요..
 
아니면.. 영어를 배울때 나오는 다이알로그 지문 같다고나 할까요..?

다이얼로그에서는 그렇잖아요..
A와 B, 이 두 주인공이 나오는 다이얼로그에서는
감정이입도 없고, 상황 설명도 건너뛰고..
대화마저도.. 매우 진부 하잖아요..

상황만 주어지고..
상황에 맞는 주인공만 주어지는 그런 느낌...

이 소설을 읽는 내내 그런 느낌을 받았답니다.
*이건 순전히 제 느낌입니다.. 이 포스트를 쓰면서 참조 해 보니 재미있게 읽으신 분들도 꽤 많답니다.



자본주의, 여성.. 그리고 농담..



농담은 서로 유대관계를 기본으로 하여..
동일한 위치에서 주고 받을때는 재미있는 행위이지만,

지나치게 한 쪽으로 권력이나 자본이 치우치게 되면..
농담은 더 이상 농담이 아니게 됩니다.

한마디로 가지고 놀게 되는 것이죠.

자본주의에서는 자본을 상대적으로 덜 소유하고 있는 자들이 그렇고..
남성보다는 기득권에서 손해를 보고 있는 여성이..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 책은 추천하기가 매우 망설여지는 책입니다.
지금 우울해 하고 계신 분들은 더욱 우울해 질 수가 있고,
지금 행복하고 계신 분들은 그 행복이 오래 못 갈 것이라는 불안감만 심어 드릴 수 있거든요.

거기에 결정적으로,
순전히 제 개인적인 성향이기는 하지만..
책장이 쉽게 넘어가는 책이 아니라는 점도... 추천을 망설이게 되네요.

하지만
박완서님 이름만으로도 어느 정도 다 극복이 되는 이야기들이지 아닐까 싶네요..

*오늘 포스트의 이미지들의 출처는 Fwaphoto임을 밝혀 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