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게 되는 것

우리 모두는 낯선 곳의 떠돌이 소년, 소년을 위로해줘 - 은희경 장편소설

돌스&규스 2011. 1. 26. 15:11




















나는 그들이 고독하지만 유쾌하고, 불안하긴 해도 얼마간 냉정했으면 합니다.
이 세계의 개인으로서 타인을 사랑하는 방식 하나를 보태고 싶습니다.

결국은 "이 무거운 것들, 좀 벗어도 괜찮겠죠?"라고 묻는 소설이 되려나..?

이 소설이 저도 좀 가볍게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나 절대 어른스럽게는 말고..

"소년을 위로해줘 연재를 시작하며" 中
- 은희경 -



당신의 마음 속에는 소년이 있나요..?



한참.. 소년 또는 소녀이었던..
17살 즈음의 시절.. 기억나시나요..?

그리고.. 지금..
그때의 생각에서 얼마나 멀리 와 계신건가요..?



소년이 강요받을때, 소녀도 강요받는다.



이 책의 제목은 "소년을 위로해줘"이지만..
한때 소년을 보냈던 남자만을 위한 소설은 아닙니다.

쓰다가, 소년으로만 주제가 가는 것 같아서 어떻게 균형을 잡을까, 고민했다.
남자를 위로해주자는 이야기가 아닌데, 그때 친한 친구가 시를 소개했다.

소년을 강요받을 때, 소녀도 강요받는다며, 여자와 남자가 투쟁하는 관계가 아니라
시스템 때문에 강요받고 있다는 그 시를 소설 속에 바로 썼다.

-YES24 은희경 "소년을 위로해줘" 현장 취재 참조
  http://www.yes24.com/ChYes/ChyesView.aspx?title=003004&cont=5499


제가 이 책을 구매한것은 2010년 12월 중순즈음 이었을 겁니다.

평소에 좋아했던..
은희경 작가의 작품이라, 아무런 사전 정보도.. 고민도 없이..
온라인 서점 카트에 담았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책이 배송되어 받아들고 나서야..
"어~ 소년을 위로해줘~!" 남자를 위로해주는 이야기인가 했더랍니다..

ㅎ~ 제가 좀 단순하거든요..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소년은 누구에게나 있는 어느 일정 시점(시간)을 이야기 하는 것이지..
남성, 여성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님을 알았네요..



소년이었던 그 시절에서 난 얼마나 돌아온 것일까..



"소년을 위로해줘"의 주인공은 이혼한 엄마와 단둘이 사는 평범한 열일곱 살 고등학생 연우다.
연유는 이사 후 새학기를 앞두고 새로 전학 갈 학교를 추첨하는 자리에서 동급생 태수와 마주친다.

태수 헤드폰에서 흘러나오는 낯선 음악, 어느새 비트에 맞추어 함께 움직이는 심장의 박동, 그것이 시작이었다.

새로운 우정, 이 세상이 낯설고 두렵기만 한 소녀 채영과의 만남, 떨림, 첫사랑, 외부세계와의 갈등..
원치 않는 작별, 그리고 재회까지.. 영원히 소년인 우리들의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된다.

-YES24 책소개 참조


"미스터 심드렁"이라고 불리우는 이 소설의 주인공.. 17살의 "연우"
그리고, 옷 컬럼리스트인 엄마를 중심으로 이 소설의 이야기는 펼쳐 집니다.

톡톡튀는 대사 엄마의 대사와,
작가의 아들에게 검수(?)를 받았다는 17세 소년의 이야기..

이 소설은 키비 "소년을 위로해줘"라는 힙합음악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데요.

소년을 위로해줘
언제부턴가 거울을 쳐다보는 습관이 생겼지.
이젠 그게 너무도 익숙하니 꽤 멋진 표정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지을 수 있어.

하지만 내 주위에서 나를 바라보는
시선은 결코 편하지 않아.

그들이 내게 강요하는 것은 오로지 하나
"남자스러움"말야.

키비 - 소년을 위로해줘 가사 中


소년이었던 그때의 내 모습은 어떠했는지 잠시 생각에 빠져 봅니다.

내가 원하는 모습은 어떤 모습이었는지..
그리고 소년을 훨씬 지난.. 지금..

거기서 얼마나 멀리 온 것인지.. 말이죠..

그리고.. 나를 바꾼것은 내 생각이 아니라..
내 주위의 다른 시선때문이었는지 말이죠..



지금도 난 위로가 필요하다.



이 소설에는..
순정만화와도 같은 감수성과..
어려운 철학서를 쉽게 풀어낸 듯한 세상 살이 선배가 들려주는 삶의 철학이..
오묘하게 함께 공존하며.. 이야기를 풍부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들이..
17세 즈음.. 그때의 나에게도..
그 나이가 한참 난 지금의 나에게도..

내 안의 소년을 위로 해 줍니다.

이 소설 중간에 등장하는 한 부분을 인용하며..
오늘 포스트를 마칠까 합니다.

"어릴 때부터 입어온 옷이 이미 피부나 마찬가지가 돼버린걸..
나는 이런 옷을 입어야 마음이 편하지만..
하지만 사실은 이 옷을 정말로 싫어합니다.

이제 이런 옷을 입은 사람은 절대 환영받지 못한다는 걸 알지만 벗을 수가 없어요."

누군가 타인으로부터,
너는 이래 저래야 된다.. 해서 입게 되었던 갑옷과 같은 옷,

그러나.. 그 타인의 시선이 바뀌면..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가 되어버리는 옷 처럼..

내 안에 숨겨져있던 나약한 감성을 감춰둔채..
내 몸에 맞지 않는 커다란 갑옷으로 무장을 해야 했던..

그 시절.. 그리고 이제 너무 곤고하게 굳어버려 벗을 수도 없게 된.. 그 옷으로 부터
위로를 받고 싶으신가요..

그럼.. 오늘 "소년을 위로해줘" 어떠세요..

"이 무거운 것들, 좀 벗어도 괜찮겠죠?"